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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詩- 한가위/ 김대근삼행詩 2007. 9. 27. 17:13
한 가위, 뜻 깊게 보내셨겠지요?가 는길 오는길 몸은 힘들었지만
위 아래 두루 만난 따스함, 오래 간직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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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가벳날
옛날 없던 시절처럼 마냥 풍족하던 마음은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한동안
보지 못하던 피붙이, 동무들을 만나 즐거운 며칠이었습니다.
하루 전 날, 멀리 있는 관계로 낫을 챙겨 성묘를 가려는데 올해 일흔다섯의
숙부님이 며칠전 혼자서 다 하셨다네요.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나선 걸음
재촉해서 산소마다 막걸리 한잔씩 드리고 왔습니다.
제일 험한 골짜기에 있는 中조모님 산소에는 관절염 때문에 못가시고 큰 할머니
산소로 직행하마 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에 왜 그리 가슴이 시리던지요...
나중에 돌아오다 보니 제가 드린 용돈보다 더 많은 돈을 손녀딸들에게 주신 어머니...
늘 어머니는 주기만 하시는 군요.
처가에는 처남들이 좀 많습니다.
장가온지 20년이 되었지만 처가에서는 제가 고스톱 호구입니다.
단 한번도 처가에 가서 따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짜고 친다는 강한 의혹을 떨칠 수 없습니다.
팔광이 제 친구 일광,삼광,똥광을 인솔해서 나의 패 속으로 들어오면 몰라도...
올해는 가자 말자 술부터 찾았습니다.
승산없는 고스톱 보다는 자신이 조금 있는 술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2시간만에 처남 둘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가는 바람에 주머니 돈은 굳었습니다.
술 안먹은 둘째 처남이 새벽에 낚시를 가지고 하는 군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쪽배를 타고 나가 학공치 열댓마리 잡아왔는데
지난 밤 주취가 깨지 않은 빈속이 쪽배에 흔들려 온 몸을 헤집어 댑니다.
아마도 지난밤 별르던 고스톱을 파토낸 복수겠거니 생각되어져 강단있게 보이느라
진이 다 빠졌습니다.
"김서방이 잡아 와서 그런지 더 맛있다"며 맛있게 먹어 주신 장모님을 보니
설에 뵐때보다 훨씬 세월이 빨리 간것 같아서 역시 마음이 짠해 집니다.
사는게 늘 그렇습니다.
명절 지내놓고 보면 또 다른 명절이 저만치 와있고 그 명절을 지나고 보면
가슴에 새겨지는 빗금의 숫자만 자꾸 늘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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