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아내가 포도주 한병을 사다두었습니다. 요즘 일부 포도주들은 코르크 뚜껑 대신에 알미늄 나사식을 채택한것도 자주 보입니다. 둘다 주석 카바로 감싸여 있어서 카바를 제거해야 코르크 디자인이나 순수 코르크인지 합성 코르크인지 판별됩니다. 저는 이순간이 가장 쫄깃한 마음이 됩니다.
오늘 아내가 사온 포도주는 칠레산인데 주석 카바를 벗기니 순수 코르크에다 칠레스러운 디자인도 꽤나 마음에 듭니다.
중요한 것은 코르크를 최소한의 손상없이 빼내는 것입니다. 순수 코르크는 빼는 과정에서 잘 부러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최대한 조심조심 빼냈다고 생각했는데 끝단이 조그만 조각이 떨어졌습니다.
코르크도 목재의 일부분이라 목재전용 접착제로 잘 붙습니다. 요즈음 인터넷 사이트에 코르크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저는 실사용된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편입니다. 무릇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신의 사용처가 있고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오롯히 자신의 몫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목공본드를 바르고 클램프로 고정시켜 둡니다. 하릇밤 지난뒤 풀었더니 클램프 자국이 동그랗게 생겼고, 포도주 스며든 부분이 철분을 만난 탓인지 완전한 남색이 되었습니다.
보통은 밑바닥 돌 부분을 자르고 펜자리만 만들면 끝나는데 이번 코르크는 선으로 페루의 산야에 대한 그림이어서 몇가지 색으로 칠해주면 좋겠다 싶어 다이소에 가서 유성 12칼라 네임펜을 사와서 칠레의 산들과 들판, 그리고 바다를 칠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부 자리를 커터칼로 자르고 사포로 다듬은 다음 목공용 둥근 줄로 펜자리를 만들고 #200짜리 사포로 펜자리 다듬어 완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