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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삼행시- 그대, 봄비인가?민조시(民調詩) 2010. 2. 11. 13:31
그대, 봄비인가?
노간주
가지끝에
맺힌 멍울을
토닥이는 봄비
다투어
꽃이 된다
포말로 피어
몸에 하늘 담고
지레뜸
벌려논 봄,
두견이 울음
아득한 저너머...
오전 내 눈길을 뚫고 달려 머문곳은 포항으로 가는 마지막 휴게소 영천휴게소~
이곳에는 비라고 해도, 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진눈깨비가 내린다.
유자차 한 잔으로 여객의 피로를 잠시 잊어보지만 날씨가 온 몸의 모공마다 수분으로 채워 무겁게 한다. 공기도 이리 무거울 수 있구나 싶다,
입춘이 지났으니 봄인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계절은 겨울이다. 하긴 자연이 디지탈처럼 경계가 있던가? 겨울인가 싶으면 봄이고 봄인가 싶으면 벌써 여름이 아니던가? 인간이 만든 기준으로 자연을 구획지으려는 것이 한 편 우습다. 그래도 봄이 기다려 지는 것은 따스함에 대한 갈망일까? 봄은 여성의 계절이라는데 내 몸속에서 함량을 높여가는 여성호르몬의 장난일까?
또 떠날 시간이 되었다. 시간여행자... 그 속의 작은 공간을 이동하기 위해 또 길을 떠난다. (2010. 2.11 영천휴게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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