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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시집 내마음의 빨간불
    1시집-내마음의 빨간불 2007. 12. 30. 00:33

     

    제1시집 내마음의 빨간불

     

     

     

    여는 글


    세상을 아시나요
    나누기를 아시나요


    힘 있는 사람들
    힘나누기 하는 세상


    돈 있는 사람들
    돈나누어 먹고 사는 세상


    이름 있는 사람들
    끗발나누는 세상


    다들 분주히
    나누고 나누며 사는 세상에


    힘 없고
    돈 딸리고 이름없는 우리들.
    꿈이나 실다이 나누며
    아기 자기
    살아들 가야지요.


    ------------------------------------------------

    心想


    당신은 먼 하늘 별이 되소서.
    그 눈빛 풍경소리로
    추녀 끝에 맺히는 별이 되소서.


    당신은 너른 들 지나는 바람이 되소서.
    서러운 풀닢이 토하는 울음을
    江에다 내뱉는 바람이 되소서.


    당신은 혼자우는 소리가 되소서.
    달빛이 흐르는 밤,
    창호지로 번지는 소리가 되소서.


    당신은 하맑은 玉釘이 되소서.
    모난 가슴을 깎고 갈아
    당신의 연못을 나의 여의주로 채우소서.


    가슴, 가슴 마다에.....


    -----------------------------------------------


    雲舟寺 부처님


    가을엔
    어찌들 살아가는 지요.


    그나마 남아있던
    夕陽도 꼬리를 감추는
    가을 저녁에는
    무엇으로 한숨을 쉬시는지요.


    올망 졸망 모여앉은 부처님네들
    달도 밝은 이 밤에
    무슨 얘기들로
    그리 밤을 새우는 지요.


    중생들 살림이야
    털어보고 뒤집어봐도 한 망태,
    중장터로
    마실 온 부처님 빈 바랑보담은
    조금 낫습지요.


    참새도
    보금자리트는 이 가을
    雲舟寺 골짜기
    千佛님들 어찌들 살아 가는지요.


    ----------------------------------------------------


    我歌


    이제는 내 보여야지.
    가슴에 가득찬 울음을
    출렁이는 파도빛으로 내 보여야지.


    이제는 펴 보여야지.
    때국 낀 소매끝 가난한 손금
    부끄러움 접어두고 펴 보여야지.


    이제는 모든 것 주어야지.
    어머니가 준 하늘로 부터
    白雪 한송이의 온도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 주어야지.


    꼭 하나
    외로운 투명만 곱게 남겼다가
    못다한 서러움 꼬기 꼬기 접어
    겨울에,
    신명나는 겨울에 묻어 버려야지.


    -----------------------------------------------------


    사랑草書


    아무리 퍼내고 또 퍼내도
    미처 마르지 않는 깊은 하늘
    香 사뤄 놓은 우물가,
    안타까워 불러보지 못한 다만 한 사람...


    가장 큰 무엇들은
    들을 수 없고, 볼 수도 없고, 느낄 수 없는 것.
    아낌없는 이 밤도
    불면에 실려오는 서투른 그리움.


    삶이란 것이
    사랑의 길을 가는 여정이라면
    만나고 헤어진 달무리같은 인연들이
    결국 잠깐 왔다 스쳐간
    가슴으로 드는 병.

    .................


    그립고 그립다가
    혼자 꼬박 세는 윤시월 긴 밤.


    ---------------------------------------------------


    草書(1)


    비라도 내리면
    숨 쉬어질 것 같은 밤에
    하늘이 탄탄해
    달무리도 허물어져 사라져 가고
    가장자리 맴돌던 미풍만
    전류처럼 와닿는 그리움.


    단지 그리운 사람도 없이
    비늘처럼 금긋는 가슴앓이는
    가을의 밤바람을 밟고.....


    사람아 !
    그리운 사람아
    나는 네가 마구 그립다.


    -------------------------------------------------


    草書(2)


    鶴처럼 사는 건 어때 !
    너무 외로울 거야.


    촛불처럼 활활
    남김없이 타버리는 건 어때 !
    너무 아쉬울 거야.


    금강처럼 딴딴히
    뭉쳐 살면 어때 !
    너무 춥지 않을까.


    물처럼 흐르며
    사는 건 어때 !
    너무 서럽지 않을까.


    ------------------------------------------------


    草書(3)


    작은 건 늘
    크게 눈 뜨고 보고


    적은 건 늘
    크게 숨 들이켜 갖고


    모자람은 늘
    뿌듯이 자랑하고


    사랑은 늘
    모자라게 하자.


    -----------------------------------------------


    草書(4)


    이 세상 모든 塔은
    그냥 서는 게 없어
    단 한개라도
    본래 있던 것도 없어.


    이 세상 모든 塔은
    영원으로 가는
    작은 징검다리 같은 것.
    그래도
    저절로 있는 건 없어.


    마음을
    진짜 진짜 합하면
    생기는 해맑은 믿음 덩어리
    우리 塔은
    그걸로 세워야 해.


    -----------------------------------------------


     草書(5)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지
    우산이 작으면
    어떻게 하냐구 ?
    내 반쪽 니 반쪽
    조금씩 비를 맞기로 하지.
    아니면
    너 혼자 다 씌어주지.
    그리곤
    너를 내등에 업어주지.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지
    세상 사노라면
    비올 때도 있지
    그럴땐
    작은 우산을 쓰면 되지.


    -----------------------------------------------


    草書(6)


    길을 걸어서 가자
    날씨가 궂어도 뛰지 말고
    바람이 불어도 쉬지 말고
    두손을 꼭 잡고
    우리가 가는 길 걸어서 가자.


    아침이슬보다 더 맑게
    솔닢만큼 푸르게
    鶴처럼 드높게
    늘 한아름의 꿈을 안고
    우리가 가는 길 힘 있게 가자.


    누군가 와서
    길가는 이유 묻거던
    우리는 이렇게 대답하자.
    “우리는 서로 사랑해요”


    -----------------------------------------------


    草書(7)


    우리는 별을 하나 가지자
    宇宙의 변두리라도 좋을
    작은별 하나만 가지자.


    우리 별에는
    꿀뚝달린 작은 집 하나,
    달 뜨면 좋을 동산 하나,
    엉덩이 붙일 작은 잔디밭,
    물냄새 신선한 연못도 하나,
    가을마다
    낙엽 쓸 나무도 한 그루.
    그리고 채마밭 한쪽.


    우리 별에서 하늘을 봐도
    외롭지 않게
    셋 정도 아이를 낳아
    작은 꿈을 엮어 나가자.


    -----------------------------------------------


     無題


    이밤을 퍼내고 퍼내서
    老松같이 바래인 새벽에
    메마른 가슴으로 서 있으면
    부처님! 당신께서는
    지나가는 바람에
    消息이라도 한 點 전하시렵니까?
    기슴에, 가슴에
    그리움을 눌러고 눌러 놓아서
    썩은새 우러난 물빛이 되면
    부처님! 당신께서는
    금빛 한자락이나
    조붓이 비쳐보아 주시렵니까?
    두손을 오그려 모아
    흐르는 달빛을 담고 담다가
    미처 다 못담아 울고 말거던
    부처님! 당신께서는
    그저 그냥
    미소나 한번 보내주시렵니까?


    * 썩은새-- 짚으로 이은 지붕의 썩은 부분


    -------------------------------------------------


    草書(8)


    世上에 비해서
    너무 여린 내 귀가
    世上의 모든 소리를 다 들을수 없다면
    차라리
    당신의 음성만 듣겠습니다.


    世上에 비해서
    너무 좁은 내 시야가
    世上의 모든 빛깔을 다 볼 수 없다면
    차라리
    당신의 모습만 담겠습니다.


    世上에 비해서
    너무 작은 내 마음이
    世上의 모든 이를 다 사랑할 수 없기로
    차라리
    당신만을 한껏 사랑하렵니다.


    世上에 비해서
    너무 �은 내 인생이
    영원히 살 수 없는거라면
    차라리
    이 한생 당신을 위해 살겠습니다.


    世上에 비해서
    너무 약한 내 음성이
    世上의 모든 이에게 들리지 못할바에는
    차라리
    당신에게만 떳떳이 말하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


     草書(9)


    이밤을
    이리 고요히 비워놓으면
    당신이 꿈되어 오십시요.
    학도 한마리 외발로 서고
    갈꽃도 제 그림자 부끄런 맑음,
    수런거리는 빛 여울로
    당신은 댓닢타고 오십시요.
    그리고는 부디 별꿈이 되십시요.
    이슬이나 내리는 새벽
    풀닢하나 하나마다 맺히는
    빛나는 별꿈이 되십시요.


    당신의 밤도 비어서
    하냥 이대로 두시려거던
    생각나는 머언 뒤에
    솔씨나 하나 심어 주십시요.


    -------------------------------------------------


    原 點


    길을 갔더니


    새벽같이 길을 갔더니


    정오도 못되어


    해가 지고 밤이 왔더라.


    별이 떳길레


    초롱한 별이 떳길레


    石燈에 초키고


    신열에 가슴앓이 하였더니


    첫이슬 적시며


    그자리


    거기에 내가 서 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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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草書(10)


    사랑하자
    외로운 내 가슴
    그리운 니 가슴
    한 조각씩 떼어 붙여서
    영원히 없을 내일까지
    서로 사랑하자.


    만나자
    사랑을 위해 만나자
    외로운 내 눈물
    그리운 니 눈물
    꿈이 떠도는 강물로 만나
    하많은 세월
    흐르다 흐르다 죽자.


    다시
    또 한번 태어나자
    외로운 내 눈빛
    그리운 니 눈빛
    숲 그늘 진달래로 돋아
    철마다
    마주보고 사랑하며 살자.


    ----------------------------------------------------


    草書(11)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에게 있어서 우리는
    끝없는 외로움.


    가고, 오고 할 것 없이
    세상에 있어서 우리는
    한없는 헤메임.


    이제나, 저제나 할 것 없이
    늘 우리는
    속아픈 그리움.


    길거나, 짧거나 할 것 없이
    인생에 있어서 우리는
    새벽 이슬처럼 맺힌 슬픔.


    이 모든 것 떨쳐 버리면
    우리는 다만
    솔잎이나 흔드는
    두어줄기 바람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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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건축가가 되어주시오.


    집을 한 채 짓고 싶읍니다.
    부지런한 일꾼도
    잘 다듬은 연장도 있읍니다.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집을 한 채 짓고 싶읍니다.


    건축가가 없읍니다.
    부지런한 일꾼의 뜨거운 정열로
    바람막이 담장을 치고
    다듬어진 연장의 묵묵함으로
    구들을 놓아둔 그곳에
    정원도 예쁘게 다듬고
    화단에 꽃씨도 심고
    건축가가 필요합니다.


    집을 한 채 짓고 싶읍니다.
    내 집이 아니라
    우리집이라 이름붙인
    집을 한 채 짓고 싶읍니다.


    -----------------------------------------------


    꽃의 의미


    꽃에게 있어서는 꽃의 의미가 되고 싶다.
    비오는 날에는 빗방울의 의미가 되고 싶다.
    외로운 밤에는 까만 아주 까아만 의미가 되고 싶다.


    우리는 거듭나는 머언 行路의 어디쯤에다
    꽃같은 점을 찍었을까?
    빗방울의 점을 찍었을까?
    까만 아주 까아만 점을 찍었을까?


    살아가는 기인 한가닥 실의 어디쯤에
    너, 나 없는 우리...
    이렇게 우리들의 매듭을 지을 수 있을까?


    의미가 되고 싶다
    늘 외로운 나는
    그대의 늘 그리운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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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祈 願


    저마다 디디고 간 자국
    그 기-인 行路에
    떨어져 �구는 것은
    난수표같은 祈願들.


    날이 새면
    아무 아무 동네 어귀마다에
    예배당 종탑이 서고
    골짝마다 절이 들어서
    모두들 속절없이
    祈願들만 하나 둘 갖다 거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고
    땅은 하냥 푸르러 간다.


    -------------------------------------------------


    歲 月


    하늘이 터지는 엷은 소리를
    발끝에 디디고 사는 우리들.
    歲月이라는 빛깔을
    귓전으로 스쳐보내는 우리들.
    머언 前生과
    머언 來生과
    기약없는 現生에
    앙금들만 두덕 두덕 깃발처럼 걸어 놓고
    원혼처럼 떠도는 우리들.
    떠돌다가
    우리는, 우리는
    어디서 오며 또 한 어디로 갈까?


    -------------------------------------------------



    내가 졸고 있는 이 밤에
    어디로 가는지 아십니까?
    당신의 깨어 있는 미소는
    어디서 온지 아십니까?


    하늘에 별이 참으로 멀 듯
    인연은 또한 지척인 것을....
    모질게 질긴 이 밤에는
    환한 사랑은 차라리 꿈입니다.


    밤에는 꿈만이 꿈을 깹니다
    깨어서 섧게 웁니다
    울다가, 울다가 지치면
    마침내 내가 좁니다
    그때야 당신의 미소는 별이 됩니다.


    내가 졸고 있는 이 밤이
    어디로 가는지 아십니까?
    당신의 깨어 있는 미소는
    어디서 온지 아십니까?


    -------------------------------------------------


    지금은 겨울


    山으로 간 사람들이
    하나, 둘 허물을 벗고 돌아오는
    北忘의 계절.


    돌아오기 위해 목놓아 우는
    원혼들 마저
    純白으로 댓닢에 쌓이어
    虛空의 境界를 가늠하는
    귀 시린 12월.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대숲의 바람처럼 일어나
    陰地도 없는
    어둠을 서성대는 歸還.


    지금은 겨울
    하늘도 우는 귀시린 12월.


    ------------------------------------------------


    연 꽃


    그대는
    깊고 푸른 호수가 되소서
    밤이나 낮이나
    갈바람 흔들리는 호수가 되소서.


    그대는
    햇살로 빚은 이슬이 되소서.
    이슬처럼 빛나는
    한 송이 향기로운 연꽃이 되소서.


    까치가 울면
    가슴속 깊이 갈무리 한
    사리나 뱉어 주소서.


    -------------------------------------------------


    하 늘


    외롭고 외로워서
    반토막 푸른색,


    그립고 그리워서
    반조각 처마끝,


    매달려서 꺽꺽-
    혼자우는 하늘.


    ------------------------------------------------


    草 書(12)


    나는 겨울 밤 무리진 달이라오.


    아직 한번도 들키지 않은
    내 작은 가슴의 계수나무는
    꿈꾸는 당신의 밤 속으로 가버렸오.


    꿈이라, 그냥 꿈이라 하지 못하는 우리들.
    한종지 멍든 빛깔은
    당신의 화선지를 밝히는 재로 남겼오.


    白雪의 순결한 희망마저
    南쪽으로 난 작은
    당신의 창가에 걸어 두었오.


    나는 남는 것 하나 없어도 좋소.
    거저
    그리움으로 닳아진 가락지,
    달무리로나
    그리 살아 보아야지요.
    허기진 사랑일랑
    靑山에나 뿌려야 지요.


    -------------------------------------------------


    빛나는 별처럼


    땅은 땅대로
    혼자 불타가는 밤에는
    저도 모르게
    멀미로 하얗게 재가 되는데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는 것....


    낙엽은
    떨어진 그들대로 얘기가 있고
    흔들리는 풀닢들
    풀 벌레끼리 모여도
    뜻은 하늘에 까지 通하는데
    人間의 일이란
    장막속에 사는 것.


    그렇게 살아야 할까?


    별 같은 것들을 가슴에다 안고
    진정
    우리는 장막을 치고들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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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과 自我


    너는 누군가
    그리고
    우리는 또 누구인가.


    世上에는 모두들
    제각기 무었인가 바빠서
    거꾸로들 서서 사는데
    멀거니
    마주선 우리는
    겨울아침에 번지는
    입김보다 못한 것은 아닐지.


    世上은 항상
    건너다 보이는 奈落
    그 끝에 매달린 허상들을 잡기 위해
    번민과 불멸의 많은 밤들을
    헤메고 다녀야 했는가?


    너는 누군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마주선 우리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누구들 인가.


    ----------------------------------------------------


    生不生 死不死


    自己自身도 알지 못하는
    하잘 것 없는 人間
    어찌 산것을 산것이라 하리.
    죽음을 피하려고 우리는
    또 얼마나 고뇌하고 두려워 하는가
    거듭나는 끝없는 輪回.
    어찌 죽는 것을 죽음이라 하리
    그러나
    살수 밖에 없는 苦海의 인간.


    바람이 분다
    물결이 거세게 이는 바다
    떠다니는 가랑닢
    苦海를 맴도는 人間
    삶과 죽음 !
    이런 것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랴


    生不生 死不死 ...


    ------------------------------------------------------


    바 람


    허무보다 못한
    상처난 세월들을
    깁고 기워
    길바닥에 굴리게 하는
    鈍重한 무게로움.


    모난 돌
    對峙의 사이로
    不滅들은 虛虛로이 사라져 가고
    屠殺처럼 空間의 살을 발라
    채워가는
    흔들리는 傷心들.


    무엇도 없이 왔다
    무엇도 없이 가는 것처럼
    무엇을 하다가
    어디론가 가는 虛妄.
    태워도 煙氣가 되지 못하는 슬픔
    풀씨들을 나르는
    겨울 江.
    철새들의 속아픈 눈가림.


    모두들
    無心히 지나가는 말처럼
    “바람이 부는군!”


    ----------------------------------------------------


    우리는


    얼마나 슬피 울어야
    슬픔도 꽃이 되어 하늘로 갈까.


    얼마나 가슴저며야
    이 아픔 별이되어 강으로 갈까.


    얼마를 그립고 그리워야
    그리움 빛이 되어 무지개를 피울까.


    얼마를 밉고 미워야
    꽃들, 별들, 빛들이
    우리네 가슴에 사랑의 노래를 틔울까.


    ------------------------------------------------------


    과연 우리가 시간이 흐른다하리


    사람들은
    “세월이 간다”라고
    이렇게들 쉽게 말한다.


    사람들은
    각자가 가진 공간만큼을
    세토막으로 쳐서
    미래를 만들고
    과거를 만들고
    현재를 만들어 놓고는
    스스로 自足해 하며
    세월이 간다고 껄껄 웃는다.


    겨우
    땅덩이의 회전 따위로
    각자의 보폭들을 셈한다.


    사람들은
    무언가 만들기를 自由보다 좋아해
    자기것의 時間을
    아둔히들 간직하고 있다.


    ------------------------------------------------------


    낙엽과 바람


    미처 까매지지 못한
    한올 머리카락만큼 만이라도
    良心을 지닌자가 있다면
    떨어진 자리 그대로
    슬퍼있었을 것이다.


    물빛이 푸르러
    모든 세상이 바다가 아니듯
    하늘이 맑은 그 만큼
    세상은 또 얼마나 어두워져 가느냐.


    참으로
    良心은 落葉이라 하리
    바람이 있어
    한 줄 바람에 슬픈 落葉이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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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끝


    번쩍이는 것
    다 金이 아닙니다
    반짝이는 것
    다 모래가 아닙니다
    귓불을 스치는 게
    어디 소리들 뿐입니까.
    흐르는 모든게
    어디 강물 뿐입니까.
    모두들 산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사는게 아닙니다
    또는 죽는다고들 하지만
    죽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神들이 합창하기를
    바람같이
    바람같이
    마치 바람같이.......


    -----------------------------------------------------


    바람의 가치


    천국의 화폐는
    良心.
    썩어 빠진 양심이다.


    인간의 무게는 어디에 있는가.
    天國이 이땅에 있음을
    애써
    부정하는 勇氣에 있다.


    바람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
    鋪道를 걸어 가다가
    뒤돌아 말없이 서 있는
    배경을 제외한
    순수한 인간의 무게만큼이다.


    ------------------------------------------------------


    悲 戀


    너는 꽃이다.
    목숨같이 끈질긴 번뇌의 밤에
    살을 태우는 꽃이다.
    우리가 어느 가엾은 전생에
    마주앉아 매듭을 지었기로
    너 혼자 저만치 서서
    맴도는 나를 굽어 보고 있느냐.
    밤 꿈이야 깊어서 섧고
    산 목숨은 모질어 우는데
    같은 허공을 마시고 사는 우리가
    무엇이 무서워서
    너는 저만치 꽃으로 서서
    내 그리움에 채찍질을 하느냐.


    -------------------------------------------------------


    동짓밤


    동짓밤
    구석 구석 뿌려지는 바램들 위로
    차가운 겨울들이 지나고
    팥죽보다 붉은 한 해가
    경단보다 굵은 엉어리로
    머-언 밤을
    처벅 처벅 걸어서 갔다
    버려진 스물일곱개의 겨울을
    나도 또 버리고 간다.


    ------------------------------------------------------


    고독한 自己


    나를 어드메 두고
    나를 어드메다 두고
    네가 와서 있느냐?
    더운 입김을 토하며
    이 어둠을 꺽고 있느냐?


    가거라.
    이 밤은 네가 있지 못할 곳
    나를 돌려주고
    너는 거기로 돌아가거라.


    같이 갈수야 없다
    우리 길이 서로 달랐기로.....


    나를 어드메 두고
    네가 와서 목 놓아 우느냐?


    -----------------------------------------------------


    4월에...


    정수리에 떨어지는
    한 방울 빗물같이
    시원하게 살수는 없는 것 일까.
    4월의 껍데기.
    찔러도 핏방울 하나 나지 않을
    썩어빠진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우리는
    전신주 그늘아래 배설물처럼
    버려져 살수만 있다면.....


    세상을
    그리 시원하게 살수는 없을까?


    -----------------------------------------------------


    傷心의 旅路에서....


    -題目을 붙일수 없는 詩들.가시처럼


    가슴에 박힌 傷心
    결코
    靑春은 머물지 않건만......
    84年 가을의 끝에서---


    (1)


    무엇을 위해
    꽃등에 처럼 살아야 하나.
    돌아갈 밤꽃
    흔들리는 잎사귀가 있는것도 아닌데.
    상념은 떨어지는 낙엽
    그리움은 가슴에 쌓이는데....
    눈 떤 장님도 못되는 처지
    잊음이라는 고귀한 것도
    쓸모없는 神들의
    버려진 午睡일 뿐.
    꽃등에처럼도 살지 못할 바에야
    깊이 간직하다 죽지.
    잊고서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


    (2)


    아닐세!
    그건 罪가 아닐세.


    아닙니다
    그건 절대로 罪올시다
    億劫을 거슬러 올라 돌이켜 보아도
    켜켜로 쌓여온
    그것은
    人間이라는 허울을 쓰는 罪올시다.


    아닐세!

    바람
    그래! 그건 밤에 부는
    바람들 때문이지.


    밤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올시다
    바람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올시다
    가을
    낙엽

    이런 것들이
    제 몫을 위해 지새는
    밤이 있어서
    바람이 있어서 그런건 더 더욱 아니올시다.


    사람이 산다는게
    문풍지에 붙은 바람보다 못한 것.
    인연이란게
    오다 가다 만나는 우연이라서
    이별만큼이나 쉬워진....
    罪라면 그것인게지.


    아닙니다
    그것은 절대로 罪가 아니올시다
    이별이 쉽다는 건
    하나의 크나큰 축복입니다.
    잊기 위해 가슴 아파하고
    울어야 하는
    人間의 허울을 �던 것이
    �지 못할 罪인 게지요.


    (3)


    사랑 안한 당신은
    쉬이 잊기도 하겠지만


    사랑한 나는
    쉬이 잊을 수 없읍니다.


    남들은 잘도 얼려
    사랑받고, 사랑하고 살아 가는데
    무슨 죄로 우리는
    그렇지 못해
    이 다지 불면에 애를 씁니까?


    잊으라구요?
    그러지요 만은
    이것도 운명이라면
    잊기위해 노력하지요
    운명이 너무 쉽게 쓰이는 세상
    잊기가 그리 쉽지 않읍니다.


    사람들은 낙엽처럼 삽니다
    하나가 떨어지면
    또 하나가 떨어지고
    모여서 매캐한 연기가 되고
    다들 그렇게
    잘도 돌아들 가는 세상에
    앉은뱅이 돌처럼
    우리는 왜 돌아가지 못합니까?


    밤에는 낮새들이 웁니다
    지척을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해
    밤새 울어 댑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인연들을 간직하고 사는데
    우리는 헤어짐을 위해
    이리도 몸부림쳐야 합니까?


    그까짓 그리움 하나를 가지기 위해 .....


    (4)


    물처럼 왔다가
    바람같이 가는 것을
    누가 일러 사랑이라 하더냐.


    눈이 시도록 하얀 白骨은
    그것만으로도 신령스런 것
    인간이
    헤어짐에 못 견뎌하는 건
    피가 너무 붉어서 일까?


    江邊의 갈대들은
    철썩이는 물소리랬지.
    그런것도 같았는데....
    달빛에 목을 감은 풀닢들은
    차라리 싸아-한 바람이랬지.
    그건 것도 같았는데....


    사랑은 정녕
    너무 붉은 피를 가진 인간의 사치.
    물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버리는 화냥끼일까?


    (5)


    罪를 짖겠읍니다.
    業을 쌓겠읍니다.


    그래서
    이어올 다음 생에는
    바람부는 들판에
    풀닢으로 돋겠읍니다.
    밟히고
    밟히고
    그리고 밟혀서
    울고 또 울다가
    달이라도 뜨면
    밤새껏
    달빛이나 연모하다가
    푸른 피나 한 방울.
    모질지 못한 긴 한숨
    그냥
    그렇게 살겠읍니다.


    (6)


    먼데로
    여행을 떠났다가
    빈손으로 돌아와
    주저않던 기분으로
    세상이 살아져 간다.


    충만보다는
    허무를 먼저 배워버린
    몹쓸 因緣들.
    因緣에 목을 감고서
    죽어가는 人生들.
    아주 조금씩
    죽어가는 人生을
    사람들은
    또 얼마나 짧다고들 하는가.


    --------------------------------------------------


    바람맞이 가던 날


    개값으로나 매겨질
    우리네
    속절없는 젊음들.
    흉년든 마을로 팔려가는
    八字드센
    청상과부나 처럼 끼가 동해서
    가을로 가는길,
    바람맞이 가던 날.
    하늘보다 푸른 가을은
    소나무 끝에나 조금 남아서
    혼자서 속 태우는
    속절없는 피 돌림.


    無心히,
    通道寺 舞風松은 無心히 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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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으로 쓴 碑銘


    “여기 잠자지 않는 바람이 있다”


    이것은 부질없는 짓 같지만
    미리 지어놓은
    훗날 나의 묘비명입니다.


    우리는 모두들
    사는 준비로 바쁘지만
    돈을 모으고
    꽃을 기르고
    詩를 쓰고
    그렇게 사는데 바쁘지만
    죽는 준비가 필요한 때도 있읍니다.


    우리에게 소유가 있읍니까.
    소유가 있다면
    그것은 살아가는 죽음뿐입니다.
    모든 불확실 속에서
    죽는다는 것.
    그 작은 이유만으로 확실합니다.


    우주를 만들만큼의
    짧은 순간도
    잠시를 서 있지 못하는 우리들.
    죽는 준비가 참으로 필요한 때도 있읍니다.


    누구나
    죽으면 한 평의 땅을 갖는다 합니다.
    이 얼마나 가치없는
    허전한 소유입니까.


    사는 준비로만
    너무 바쁜 우리들 세상엔
    아침마다
    까치가 우는게 하나도 소용이 없읍니다.


    “여기 깨어있기 싫은 바람이 있다”


    이것은 부질없는 짓 같지만
    다시 고쳐지은
    훗날 나의 묘비명입니다.


    --------------------------------------------------


    영혼도 남지않게 울어 버리자


    보낼 것
    모두 보내고 가자.


    이슬은 하늘로 보내고
    하늘은 江으로 보내서
    山과 어울게 하자.


    버릴 것
    모두 버리고 가자.


    버드나무 끝에 매달린 바람
    풍경처럼 흔들리게 해서
    짚신짝이나 꿰메게 하자.


    태울 것
    모두 태우고 가자.


    쏟아지기를 바랐던 별빛들
    개구리 울음소리로 떨어져
    밤의 분말마다에 닿으면
    댓닢 꺽어들고 살이나 내리게 하자.


    잊을 것
    모두 잊어 버리고 가자.


    미처 갈아 엎지못한 겨울 논바닥
    타다남은 잿 더미
    冷氣인 그대로 새 떼들이나 보다가
    눈이 묻히게 두어 버리자.


    씻을 것
    모두 씻어버리고 가자.


    사랑이
    흩날리는 갈대 꽃 빛깔,
    빛깔들에 숨어서 오더라도
    멧새들처럼
    無心히 모른체 하자.


    남길 것 하나 없이
    머언 꼴짜기로나 가서
    바람이나 보다가
    바람이나 보다가......


    --------------------------------------------------


    祇林寺에서(1)


    빛 바랜 단청같이
    비가 내리고
    祇林寺 뜨락에 비가 내리고
    비 맞은 꽃처럼
    울지도 못하는 처마 끝 풍경.
    목수가 치는 망치소리는
    혼자서 山으로 갔다가
    새소리 몰고와 처마끝에 떨구어
    老僧의 따가운 눈길이 되고
    한 자쯤의 깊이로
    世俗이 마루끝에 앉아 있었다.
    물소리 만큼이나 낙엽이 쌓여서
    山속의 한나절 해는 짧아
    참나무 한그루만 山門을 지키다
    떨어진 감 대신에
    붉디 붉은 夕陽만 메고 섰다.


    --------------------------------------------------


    祇林寺에서(2)


    바람은
    단청끝에 매달려서 온다
    빛에도
    감지하지 못할 소리가 있다.
    곱게 저며 놓은 떫은 감처럼
    祇林寺 바람은
    대나무 밭에서 일어나
    산신각을 휘감아 돌아
    끝내는
    천년이끼로 탑에 와서는
    가슴이 메어,
    소름이 돋아,
    단청끝에 매달려
    설운것도 없이 울고야 만다.


    ---------------------------------------------------


    祇林寺紙佛


    내가 보기엔
    금빛 화안한
    그냥 그렇게
    눈속같이 푸근한 부처님이데.


    내가 보기엔
    봄에 핀 개나리 꽃같이
    소담한
    그냥 그런 부처님이데.


    내가 보기엔
    아미타
    미륵
    관세음
    그런 어진 이름들보다
    그냥 그런 부처님이데.


    내가 보기엔
    모질지 못해
    紙佛소리나 듣는
    그냥 그런 부처님이데.


    ---------------------------------------------------


     意 味


    한 톨의 쌀
    그 낱알의 의미를 아는가
    千劫, 萬劫, 億劫동안
    갖고, 버리고
    버리고, 갖고
    ............
    멧새
    개구리

    달팽이
    진드기.
    버리고 가졌던 허물들
    흙으로 돌아간
    山만하던 業처럼
    億劫前에 볕을 쪼였던
    한톨의 쌀을
    그 낱알의 의미처럼
    푸줏간에나 보낼 우리 肉身의 의미를 아는가?


    -----------------------------------------------------


    舞 天


    구멍난 주머니 사이로
    길가다 흘린 혼불같은 세상
    뜻 품은 영웅이 있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가.
    쓸만한 영웅도
    하나없는 우리시대에
    겨드랑이 근지러운 장군이라도
    영산의 바위밑에
    한 둘쯤 숨어있기를 얼마나 소원했던가.


    때가 되어
    한 식경쯤 지난 때가 되어
    누천년 흘린 눈물
    적삼에 내 비칠 적에
    잃어버린 그 흔한 기억들을 찾아
    다믄 半坪씩이라도
    칠푼이나 팔푼이에게도 나누어 줄
    天馬탄 장군이 현신하기를
    옛적에
    옛적부터 싸리나무 태우면서
    빌고 빌던 우리가 아니더냐.
    뗏놈이 자른 靈山의 핏줄.
    왜놈이 박은 靈山의 정기.
    우리들 마저도
    얼마나 무심히들 가느냐
    제 갈길들에 서로 바빠서.....


    모두들 크 숨 한번 몰아쉬고
    이제는 모여 앉아
    땅에 고시레하고
    숨겨둔 적삼 내어다 걸고
    맑은 정한수에 내비치게 하고
    帝天님께 빌어나 보자.


    훠이, 훠이-
    붉은 적삼 하나 받으시고
    훠이, 훠이-
    물 한 그릇 쭈욱드시고
    훠이, 훠이-
    靈山의 안개, 달처럼 맑으신 때
    훠이, 훠이-
    근질 근질 겨드랑 가려우시사
    속는 셈 치옵고
    훠이, 훠이-
    이 땅 진토에 현신 한번 하시사.


    --------------------------------------------------------


    꿈이 되는 그리움


    꿈이 되어 오는 밤에
    나는
    높을만치 높은 바위가 되었데.


    하늘이 보여 햇살 깨지는
    一部分 어디쯤에
    잘 생긴 솔가지도 하나 뻗었데.
    깨어진 햇살들이
    방울로만 모이던 어느 때 쯤에
    새도 한마리 울다가 가고
    구름도 한번 쯤 모가지 걸었다 가고
    실없는 바람도
    혼자서 코가 찡해져 가고
    모두들 그렇게 가고들 말데.


    흰 소복 여인이 와서
    섧게 섧게 핏물을 쏟더니
    방울 방울 떨어진 자리 패여놓데.
    蓮씨 하나 던져 놓고는
    옷고름 말아 쥐고 蓮꽃이 되데.
    뜨는 초생달
    蓮닢에 맺히는 이슬이 되데.


    꿈이 되어 가는 밤에
    너는
    언제나 가기만 하는 무엇이데.


    노을속의 새처럼
    물빛같은 구름처럼
    솔꽃가루 빛 바람같이
    그렇게
    자꾸, 자꾸 가기만 하데.
    이슬속의 저승처럼
    맑은 곳으로
    너 혼자 가기만 하데.


    --------------------------------------------------------


    招 魂 祭


    장미꽃은 아름답다.
    잎사귀의 부드러운 녹색만큼도
    이 세상은 밝지가 못해
    반대급부로 장미는 아름답다.
    인식과 표현의 한계성
    가치의 무절제에서 오는 넋두리.


    다만
    이것이면 저것이고
    저것이면 이것이 아닌 법칙에서
    日沒의 저녁처럼
    如如로 돌아간 많은 낡음들.
    오랜 옛스런 풍습으로
    또는 피물림해온 습성으로
    인간은 초월해 버린 무엇에 대해 죄스러웠다.
    神들의 향락과 순결이
    티없기를 기원하면서
    오히려 죄와 고통을 찾아 헤매지 않았느냐.
    선량함이 병으로
    양심속에 함께 함이라
    새로운 태어남을 위해 기도 하는 것이다.


    황혼은 鄕愁
    긴 밤은 긴 꿈인 것처럼
    彼岸에서는 또 하나의 彼岸이
    圓舞로 솟는 것.
    밤 이슬같이 가버린 사람들.
    녹두알의 퇴색처럼 간 사람들.
    깃발처럼 펄력여 간 사람들.
    모두들 무슨 행렬들인듯
    彼岸으로 彼岸으로 간 사람들.
    그들의 또 다른 彼岸을 위해
    우리들의 荒野에 하나씩의 돌을 던져
    “모든 것은 흘러간다”라는
    떠도는 자의 말을 묻어버리고
    “모든 것은 실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라는
    말을 새로이 새겨
    그들의 回歸를 빌어주자.


    靈駕여! 靈駕여!
    오실테면 꽃닢타고 오시라.


    -------------------------------------------------------


    밤 에


    인간의 순결이
    밤의 언어로 와서 비산하면
    우리들은 그것을 일러
    고독이라 부른다.


    彼岸을 向한 불같은 熱情.
    길가에 버려진 小心만큼도
    짧아지지 못한 뿌리.
    素色렌즈로 보이는 世界처럼
    쓰잘데 없이 순결한
    向日하지 못한 人爲의 고독들.


    黎明의 産氣에 애쓰는 滿曲의 달처럼
    실험실을 지키는 해부의 도구들.
    피를 갈라 거기에 흐르는 生命을
    冷溫의 눈초리로 승화시켜
    江으로 갈 群舞를 만드는 신선한 創造.


    얼마나 많은 假面들이
    고독이라는 이름으로 왔다가
    쓸모없이 부서져 갔는지 보라.


    -------------------------------------------------------


    幸 福


    조그만 山村
    조그만 뒷골.
    조그만 庵子
    조그만 뜨락에
    조그만 바위밑.
    조그맣게 풀꽃으로 피어서
    싱그러운 가을 날
    잘 익은 감처럼 뺨이 빨간
    童子僧.
    이슬 묻은 작은 발에나
    그만 자끈 밟혀도 좋다.
    이 生 이냥 살다가
    조그만 이 땅에 來生있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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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뱅이 하루


    구럭 망태로 흘러내리는
    윤시월 차운 달빛이
    용천뱅이는 그리도 섧슴니다.


    장에 갔다 오는 길.
    앞 마슬 아낙앞에서
    손이 그리도 부끄러워
    흔들리는 버스안
    비어있는 손잡이도 잡지 못했읍니다.
    이 초겨울
    보리들은 겨우 싹만 틔였는데
    아이들이 웃지않는게
    용천뱅이는 정말 그리도 섧읍니다.


    보리 닷말 짊어진 어깨가 섧고
    눈감고 내어준 紙錢이 섧고
    우두망찰 서서 마신 막걸리도 섧고
    섧고, 섧어서
    왼 종일 섧기만 했더니
    토끼같은 빨간 눈에
    용천뱅이는 또 한번 섧고 맙니다.

     

    *용천뱅이- 앉은뱅이의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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