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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침을 뱉으리라 나는 그대들에게 퉤,퉤,퉤~ 침을 뱉어 주리라. 나는 비천하고 비루하게 헐벗은 상놈의 핏줄 그대들에게 꽃다발을 받칠수는 없다. 나는 그대들 이곳을 번질히 스쳐간 그대들 나는 내속의 모든 진액을 모아 탁한 가래를 뱉으리라 나는 그대들의 흔적들 마다 가래침을 뱉어리라. 내 ..
용미리 쌍석불 마음 하나에 세상은 동그랗고 네모나고... 사람들은 모른다. 하늘이고 서있는 圓笠,方笠 용미리 쌍석불 발 저리게 서있는 이유를... 사람들은 모른다. 세월의 아픔 그 깊은 상처에 엉긴 딱지가 쌍석불 몸에 돋은 총알자국 이라는 것을... 우리가 지고 가리라. 세상의 시덥잖은 다툼 쯤 보..
떨어진 능소화 밤눈 어두우면 마실 나서지 마라. 이렇게 좋은 세상 온갖것 여물어 여름도 끝자락 떨어져 버린 그 서러움, 하늘만 한데 짓밟혀 뭉개진 능소화. 나도 한때는 관능이 진액처럼 질질 흐르는 바람에 흥겨운 꽃이였느니. 밤눈 어두우면 밤 마실 나서지 마라. ---------------------------------------------..
아침을 맞는 달맞이 꽃 햇살 오롯하게 떠오른 아침에도 내가 꽃술을 접지 못하는 것은 아직 서쪽하늘에 아쉬움으로 지지못한 반달 때문이예요. 나뭇닢마다 한방울 두방울 맺힌 이슬 말라 가을바람 건들 앉아도 차마 꽃닢 접지 못한 건 한걸음 옆 익모초꽃에 아침이면 찾아 오는 님 오늘은 나에게도 들..
Q兄의 영전에 Q兄! 부디 잘 다녀오시오 빈껍대기 미련두지 말고 부디 잘 다녀 오시오. Q兄! 도적놈 판치는 세상에 패악질 흩날리는 세상에 비틀림없이 그렇게 곱게 곱게 사셨으니 금방 다시 오실거외다. Q兄! 부디 잘 다녀오시오 같이 오르던 광덕산 계곡 적송에 송화꽃 피면 다녀오신 줄 그리 알겠소. Q..
사랑 앓는 날 오늘은 사랑이 아프다. 그나마 숨겨둔 두 조각의 사랑 그 중 한조각이 아프다. 입안으로 혀를 굴리면 내 사랑 감싼 치주가 첫 키스의 마음처럼 반달로 부풀었다. 사랑의 아픔은 길어도 이틀이다. 유효기간 짧은 내 사랑의 아픔 한조각은 하얀 알약 두알에 철퍼덕 주저 앉았다. 한번만 한번..
아버지의 자전거 해거름에 더 바쁜 장날 아버지의 자전거, 삼천리표 짐 자전거. 막걸리 한 잔은 신김치 한 조각에 발길이 잡혀 한되술이 되고 뺨은 석양보다 더 붉다. 바람 몇 줄기 맘대로 새는 국방색 작업복 호주머니 꼬깃한 지전 몇장. 아버지의 가난함은 갈치 한마리 은빛비늘에 스미고 삼천리 자..
고속도로에서... 쿵쾅 우르르 쿵쿵 싯퍼런 도끼날 세운 세월들이 뒤를 쫓는다. 달려나가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곳 우리네 人生이 그렇듯 지나온 흔적은 마음에만 남아 빽미러만 자꾸 보게 하는 곳 고속도로는 그런 곳이다. 달리면 달릴수록 운명들이 깜빡이를 넣는다. 마구 달려서 우리의 운명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