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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지기 보내고.. 니미럴~ 짐작은 했지만 아프긴 하구나. 떠나 보낸 다는게 뒷모습 보일 때보다 골목길 돌아서 휑- 사라질 때가 훨씬 더 아픈거 구나. 떠나 보내야 하는거 이즉 몰랐던건 아니지만 하마 며칠째 떠날 준비 하는 거 번연히 눈에 보이더만 떠나는 것 보다 떠나 보내는게 이리 아플줄은 진..
비오는 날의 기다림 따르릉~ 따르릉~ 기다리던 전화벨이다. 허우적 허공 가르던 헛손질이 잠깐의 오수를 깨운다. 후두둑- 후두둑- 창문 때리는 빗소리 였구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너덜대는 마음뒤에 숨어서 전화를 기다린다. 비오는 날 하루쯤은 한없이 어리석어도 좋으리라. 빗물에 씻겨간 백묵자..
아버지와 엉겅퀴 서걱 서걱 마당 한켠 남루한 등 보인 아버지 낫을 간다. 10년 넘은 돌숫돌 호박색 닳고 닳아 반달인채로 서걱 서걱 낫을 간다. 피멍으로 날이 선 낫 밭고랑 맴도는 바람 베어내면 가난함은 피를 튀겨 여름하늘에 꽃이 핀다. 보라빛 엉겅퀴 꽃으로 핀다. 울컥 차오르는 가래 다시 삼킬 때..
해질녘 무지개 노쇠한 태양은 무지개도 크게는 못 만드누나. 장마 끝 해질녘 잠깐 보인 하늘 사이로 늙은 숫말 불알만한 무지개가 떳다. 키이잉 키이잉 붉은 석양이 서러운 울음을 운다. ************************************************************ 지난주 금요일..출장중에 저녁시간을 비워서 울산으로 갔다. 울산에..
심란한 날 오늘 내 마음은 빵구난 물동이다. 철..철..철~ 몇년 담아 두었던 모든것 다 빠져 나갔다. 내 마음속 좁은 소갈머리에 이리도 많았었구나. 3년전 2년전 1년전 한달전 그리고 어제까지 그렇게 지나간 흔적들이 이리도 많았었구나. 몇날 생각끝에 버려두기로 했다. 진액까지 모두 빠져버려 빈동이..
세월은.. 세월은 깊이다. 속 썩는 깊이 만큼 패여가는 주름살의 깊이가 세월이다. 세월은 넓이다. 지나간 세월의 넓이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오늘이라는 이름의 현실에 자꾸 자리를 내어준다. 세월은 明暗이다. 머문 순간이 길수록 흐려지는 게 세월이다. 짧은 것들은 또렷하게 가슴에 박힌다. 세월은 ..
7월은.. 흔들리는 세상 바람이 자꾸 흔드는 세상 그 세상 한끝에서 코스모스 바람을 흔든다. 뜨거운 세상 햇살이 제 뜨거움에 화들짝 놀라 카악~ 뱉어논 정오. 빨갛게 마음까지 익어 버린 코스모스 나를 세상에 비끄러 맨다. 7월에 핀 코스모스 서러운 마음 붉은 색 선혈이 되어 엇갈린 운명 고추잠자리 ..
호미곶에서 세상 억지로 잡으려 마라 잡을 수 없는 세상이 가슴 찢어 놓으리라. 그저 잡는 척 그렇게 살아라 손가락 넓게 벌리고 바람이 맘대로 지나게 두어라 손가락 사이 해도 뜨고 달도 뜨게 제법 느슨히 그리 살아라. 잡는다고 잡히는 호락한 세상 아니니 가슴 찢기지 않게 그렇게 느슨히 살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