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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하늘 발길질/김대근 제기럴~ 비는 왜 오고 지랄인게야. 수협 박주사 이자 독촉 전화질인데 비는 왜 오고 지랄인게야. 둘쨋놈 하숙비 글피인데 방파제 끝 등대 너머까지 비는 왜 오고 지랄인게야. 큰 며느리 해산도 다음달 이맘때 쇠고기 두어근 보내야 하는데 연이틀 비가 오고 난리인게야. 마누..
안성장에서/김대근 안성 장날이었지 광대로 살다 죽었던 불꽃 같은 그녀, 바우덕이 축제장 광대로 살아온 60년 가락은 온몸에서 녹아 나와 취기가 되어 나를 주저앉히고 말았지 모두 돌아간 빈터 구경값 내라기에 마주 앉은 소주 한 병이 그의 60년 세월을 푸는 비밀의 열쇠가 되었지 "모두 광대야 나도..
영가등/ 김대근 완緩…, 그리고 급急 삶에 있어서 늘 대치점에 서있다 여분이 적은 쪽은 늘 급하지 않고 세월이란 가진 것 많은 사람의 채찍인가 보다 하늘에 둥둥 떠가는 연등 내가 가야 할 피안의 언덕도 저 하얀 영가등靈駕燈을 타는 것인가
이제 안다/김대근 이제 겨우 안다 실상과 허상 다른 게 아니란 거 까만색과 하얀색 다르지 않다는 거 큰 것과 작은 것 그저 그렇다는 거 거울 반대편 낡은 남자가 비로소 나 임을 알게 된 나이 세상사는 이치에 겨우 첫 발 디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