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두견새와 진달래
두견새와
진달래
재 넘어 언덕배기
황소대신 경운기가 울면
저쪽에는 이제사
올게 왔는가 짐작할
뿐.
가끔 코끝을 간지럽히는
바람이 살풋 흘리고 간
들고양이 암내에서
그래 이제사 제대로
올게 왔는가 짐작할
뿐.
어머님 전상서...
시골동네의 기쁨은
빨간색 자전거
체부를 통해 전해져
감나뭇집 할매는
읍내 술都家 빨간 자전거에도
가심이 사정없이
뛴다.
깊은 산 골짜기에
봄오는 소식은
두견새가 울어야 한다.
어젯밤 초입에
재넘어 두견새 우는 소리
不如歸 不如歸..들리어
작년의 그 소식인가
진달래 가슴이
봉긋해졌다.
(2005년 4월 5일
팔봉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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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마지막 식목일 휴일을
보냈습니다.
나랏님께서 노는 날이 너무 많다고 내년 부터는 식목일을 까만색으로 인쇄를
한다고 하니
월급쟁이는 큰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틀전 일요일에는 막내와 더불어
서산에 있는 팔봉산을 다녀 왔었는데
8봉..7봉..6봉..5봉..4봉...그리고 3봉에서 다시 갔던길을
동아서 왔지요.
사실 이 팔봉산은 3봉에서 1봉까지의 코스가 백미라고 소문난 곳인데
아이가 어리고 또 너무 느지막한 시간에 등산을
시작한 지라 팔봉산의 정상에
해당하는 3봉만 정복하고 원점회귀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나무심으라고 하루
놀려주는 날 다시 와이프랑 팔봉산을 찾았습니다.
그저께 6봉밑에서 본 진달래와는 또 다른 모습의 진달래를
만났습니다.
겨우 봉우리 서너개 사이에도 이렇게 기인 시간의 차이가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진달래는 두견새가
우는 소리를 메아리로 들었을지 모릅니다.
아마도 이 진달래는 작년에 모진 사랑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두견새 울음소리 만으로도 퍼뜩~ 잠이 깨인듯 합니다.
빨간자전거만 보아도 도회로 나간
아들의 편지를 가져올 우체부인가 하고
목을 길게 빼고 동구를 내어다 보는 어머니의
마음이겠지요.
11시쯤에 곡괭이 어깨에 처억~ 걸치고 밭으로 나가는 이장님을 보면
"에쿠~ 울 아들 팬지오믄 읽어주야
하는데.."하면서 가슴이 철렁이는 것처럼
빨간 자전거만 보면 설레는 어머니
마음처럼....
아마 진달래에게는 두견새 울음이 그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