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다는 것..
나이를 먹는 다는 것..
2005-01-18 오후 4:46:42
사람이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을 느낄때가 가끔 있기는 하지요.
총각때 한동네에서 자란 잠지친구들이 결혼을 해서 아이 돐이네
유치원을
갔네~ 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이 나이먹음의 굵직한 고비는 이렇습니다.
결혼하던날..
첫 아이를 보았던 날...
그 첫 아이가 처음으로 "아빠"라는 말을 했던 날...
취학통지서를 받아든
날...
안과에 가서 렌즈를 바꾸겠다고 했을때 노안이라며 돋보기를 처방했을때...
아침에 일어나 면도를 하고 거울 앞에 섰을때
귀옆머리가 하얄때...
한 올에 500원을 주어도 더 이상 딸아이들이 세치를 뽑지 않을때....
고등학교 다닐때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명퇴당했다며 힘없는 전화를 했을때...
조카의 결혼식 청첩장을 받아
들었을때....
눈오는 추운 날 내복이 비로소 그리워 질때....
이 모든 것들보다 더한 굵직한 나이먹음은
'할아버지"가 되었을때가 아니였을까....
이 녀석이 나를 할아버지로 만들어 버린 녀석입니다.
처조카가 시집을 가서 낳은 녀석인데 7개월전에 생각없이 무소유와
병원에
들렀다가 처형이 이 녀석에게 했던 말이 생생합니다.
"창완아~~ 이모할배 오셨다.."
아! 나도 드디어 이렇게 되었구나.
할아버지가 되어 버렸구나.
나를 할아버지의 대열에 줄서게 만든 녀석이기는 하지만
시간의 차이가 있을뿐
어차피 가야만 할 길이겠지요.
그 세월의 문을 제일 먼저 열어준 녀석이라는 것일 뿐....
7개월이 지나서 다시 보게 된 손자입니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더니 금방 빙긋 빙긋 웃는 얼굴이 얼마나 좋은지요.
늘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그득합니다.
내가 우리 외할배한테서 받은 그 사랑을 백분지일이나 전해줄수
있을지....
아마도 우리들이 이세상에 왔다간 가장 값진 흔적이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는 그 과정 자체가 아닐런지....
좋은
할배가 되어야 겠습니다.
그것이 나이값을 하는 것이겠지요.
할매..외할매..외할배에게서 받았던 그 사랑을 이자 곱쳐서 갚아야
하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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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05-01-18 오후
4:48:45
아니어느분이 나이를 먹는다고 말하시는가 했더니 반딧불님~~ 흐흐흐
한댜 2005-01-18 오후 4:55:25
그 사랑을
이자를 곱쳐서 갚으실 겁니다.
손자와 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시면서... ㅎㅎㅎ
다운이 2005-01-18 오후 5:20:57
ㅎㅎㅎ
할아버지라.....
ㅎㅎㅎ
저도 작년에 당질이 얼라를 낳아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할아버지 소릴
듣고
졸도할뻔했지요.
별수 있나요
손자에게 잘해 줄 밖에...
다운이
2005-01-18 오후 5:21:32
근데 반딧불님은 손자들에게도 참 인자한 할아버지가
되실거 같어요.
방울 2005-01-18 오후
6:07:04
나이를 먹어간다는거... 사실 나이에 대한 실감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데,
아침
이불속에서 두 아들의 몸을 여기저기 살펴보며 정말 많이 자랐구나
싶었습니다.
잘도 자라주는구나... 감사하고
고맙더라구요.
벌써 30대 중반이라는게 실감이 나진 않지만...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게 현실에서 나이를 실감해야 할때 오는 시행착오는
많은듯 합니다.
그래도 내가 몇살인지 누구보다 적은지 누구보다 나이가 많은지 그런건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나이로 인해
서로 더 가까워질수 있는 시간들도
나이라는 벽때문에 멀어질수 있으니까요. 나이... 잊고 살고 싶네요...
반디불님.. 좋은
하루되시고 계시죠? ... 행복 가득 가득하세요~~~~~ ^^*
산사랑
2005-01-18 오후 9:52:10
그래도 나이를 먹음으로 더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반디불님^^
반디불님이나 저 산사랑이가 20대 초반으로 보인다면(사실 보이는것은
사실이지만서두 헤헤헤) 젊은
친구들에게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듯
하거든요^^
나이를 든다는것은 그 만큼 인생의 경험과 지혜가 또한 쌓인다는 뜻도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