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이 갈대라굽쇼?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굽쇼?
2003-12-10
오후 9:38:37
반디불이 출장이 없는 날은 점심은 항상 회사식당에서
짬밥으로 해결하기를 좋아합니다.
특별히 밥맛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여유
때문입니다.
회사는 여기저기 볼 것도 많습니다.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여기 저기를 둘러보기를 좋아합니다.
그중에 자주가는 곳이
타조를 키우는 우리입니다.
이놈앞에 서면 큰 눈망울을 굴리며 머리를 이쪽으로 내밀어 볼려는
자세가 참으로 애처롭기도
합니다.
외로웠는지 꼭 어린아이처럼 철망의 작은 틈으로 부리를 박고는
머리를 이쪽으로 빼볼려고 용을 쓰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타조처럼 세상을 향해서 또는 성공을 향해서
그렇게 혼자앓이를 하지는 않는지 모르겟습니다.
그 다음에 자주가는 곳이 정문에서 길 하나 건너 있는 낚시터입니다.
좌우로 살펴서 오는차가 없는지만 확인하면 회사정문을
나와서
도합 20걸음정도 걸어면 바로 낚시터입니다.
여름에 가끔 밤늦게 근무를 하다가 보면 황소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고
가을과 봄에는 물안개가 피어나서 사무실에서 팔짱을 끼고
보기에
좋은 풍경을 제공해 주기도 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거닐기 좋습니다.
점심 먹고나면 30여분정도의 시간이 남는데 이 짧은 시간동안에
이곳을
거닐다보면 아무생각없이란 말은 허사가 됩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잛은 그 시간동안에도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기억되지 않는 많은 생각들이 말입니다....
회사정문앞에서 길하나를 건너서 바라본 낚시터의 모습입니다.
갈대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누군가 말했지요..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여자의 마음만 그럴까요..남자 역시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아닐런지..
눈에보이는 가지는 흔들려도 우리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는 딴딴해서 나름대로
중심이 단단하고 실한
놈입니다..
그래서 갈대를 보면 이세상의 모든 사물이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눈으로 볼수
없는 또 다른 무었이 중요하다는 걸
배웁니다.
인간세상처럼 사람이 사는 모습들 처럼 특별히 튀는놈이 갈대의 세계에도
존재하는 법입니다.
귀를 기울여보십시요...갈대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야! 멀대야..좀 멀리 뭐가 보이냐?`
`어~~ 키작고 배도 좀나오고 게다가 머리도 희끗한 웬 사내가 왔다갔다
해!`
`왜 그런데?`
`낸들 알아? 그냥 뭔 뜻이 있을테지..뿌리도 없이 떠도는 주제에 말이야...
아주 똥폼은 다잡고
있다야~~~~`
`까르르~~~~~차르르~~~~~~`
부끄러워서 얼른 회사로 돌아오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