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詩集

詩- 거세된 등대

김대근 시인 2006. 4. 22. 13:56

거세된 등대

 

                      김대근

 

 

늙은 말과


거세된 돼지


슬픈 조합이다.

 

 

늙은 말은


젊은 말들이 왔기 때문이고


거세된 돼지는


더 실한 씨돼지가 있기 때문이다.

 

 

애타는 눈빛으로 등대를 찾던


늙은 선원들은 이미 떠났다.


이제는 바닷길도


GPS가 指南鐵을 대신한다.

 

 

밤새 불을 밝혀도


더 이상 간절한 뱃사람이 없다.


늙은 선원들은 이제 밤이면


문풍지 바람에 쿨럭~거릴 뿐이다.

 

 

오가는 사람들


기념사진속에 실려가는


배경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


이 시대의 등대는


늙은 말과


거세된 돼지의 슬픔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