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 펜쇼 참관기(후기)
'다음'의 펜후드에 가입한 이력으로 치면 오래 되었지만, 가입인사 외에는 게시물이 제로인 그야말로 눈팅회원이다. 등급으로 치면 마이너스 100쯤은 되지 싶다.
그래도 서을펜쇼에 대한 공지는 해마다, 철마다 까페 메일로 보내주니 다만 연이 끊어 진것은 아니려니 생각하지만 펜쇼만은 한 번 가보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참가하기 하루 전 명찰을 만들어 오면 빠른 입장을 할 수 있다고 하여 만든 명찰이다.
시골쥐의 상경에는 돈도 시간도 과하게 쓰인다. 지하철에만 편도 2시간 30분 시간을 들여야 하니 '시간은 금'이라는 말은 범용적으로 사용할수 없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도착해서도 20여분 또 걸어서야 도착했다.

행사장 가는 길에 전태일교를 건너간다. 전태일 열사의 흔적을 만난다. 갈길은 바빠도 잠시 묵념한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란 쉬운일이 아니다. 나 하나 만의 삶을 살아온 나를 잠시 반성한다. 부끄럽다.
드디어 종로구민회관에 도착했다. 전시장은 3층 대강당이라고 했다. 점싱시간을 살짝 넘긴 시건이다. 두세시간은 걸릴터이므로 다시 돌아나와 주변 식당에 들러 몸속에 당을 채우고 다시 입장을 했다.
입구에서 접수대에서 운영스텝들 식사비라도 보탠다는 마음으로 이번 펜쇼 마크가 인쇄된 버턴 하나 5,000원 주고 구입하고 입장을 했습니다.







결코 좁지 않은 대강당이 바글바글한 인파에 깜짝 놀랐다. 개별 카페가 주관하는 행사가 이토록 많은 사람과 스탭(데스크를 가지고 전시 또는 판매를 하는~)이 참여한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었다.
전시 매대(스탭)은 약 60곳 정도 되었는데 만년필, 연필, 볼펜,트레이,노트, 용지, 잉크...등으로 필기구를 중심으로 한 문방구들은 망라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나무로 만든 트레이에서 나름 영감을 얻었고 자각할 만 거리도 꽤나 있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좀 정리해서 몇개 제작해볼 요량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있었던 데스크는 파카 51만 모아 놓은 곳이었다. 하나 살까 몇번 망설이다가 돌아섰다. 현재 소장중인 파카51 빈티지가 하나 있는데 조금 굵게 나온다. 하나쯤 더 있어도 좋을 것 같은... 입맛만 다시고 돌아섰다.



수많은 만년필들이 폼뿌질을 해대었지만 고독한 수행자의 마음으로 물리쳤다. 그래도 몇 가지는 구입했다. 딸래미 생일에 줄 장정이 잘 된 노트한권, 피에르까르댕 유리펜 하나, 2024 서울 펜쇼 한정 잉크 2병, 잉크 리스트 만들 요량으로 구입한 유리 머들러
를 구입했고 노트에 띠장처럼 둘러 펜을 꼽을수 있는 밴드는 서비스로 얻었습니다.
강당의 연단에는 수리서비스 데스크가 있어 가장 길게 줄어 선 곳이었고, 박종진님이 나와서 여러 사람들로 부터 펜에 대한 감정부터 수리까지 직접 서비스도 해주고 있었다.
그럭저럭 구경하는데만 4시간여 걸렸고 마치고 1층으로 내려와 로비에 몇개 있는 의자에 자깐 쉬면서 나 보다 훨씬 먼 지방에서 기차타고 올라오신 피아노교습소를 하신다는 분과 긴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 만년필은 오늘 처음이시라는 분은 파카 75를 구입하셨다. 미사용이라고 해서 구입하셨다는데 뚜껑이 짱짱하게 닫치는 것으로 믿음이 갔다. 내가 가진 파카 75 두개는 뚜껑 닫치는게 영 힘이 없다. 헤어지고 나오는 문에서 동대문구 고미술상가에서 빈티지 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신다는 분을 만나 또 한참 대화를 나누었다. 두분다 명함을 서로 교환하고 자주 연락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인연이 이렇게 맺어진 것이다.
내년 봄 서울펜쇼에는 좀 더 공부한 상태로 참석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