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詩集

시- 누군가의 눈물처럼[문학미디어 2012년간집 봄의 계단 수록 작품]

김대근 시인 2012. 12. 19. 18:53

누군가의 눈물처럼

 

내가 살아온 날 중에

능소화 흘리는 진액처럼

그렇게 진한 눈물 흘려본 적 있었던가?

봄 산 계곡 뿌옇게 흐려놓는

밤나무 꽃처럼 농염한 몸부림쳐본 적 있었던가?

뒷걸음으로 달려 삶의 分岐点마다

잠시 멈추고 숨을 골라보면

나는 참 못나게도 살았구나

지치도록 해보는 自虐의 매질

이제는 눈물 흘려보고 싶다

이제는 뱀처럼 몸부림쳐보고 싶다

또 다가올 수많은 分岐点들

그 앞에서 두 눈을 있는 대로 부릅뜨고 싶다

 

[문학미디어 2012년간집 봄의 계단 수록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