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지詩

메세지詩-나팔꽃/김대근

김대근 시인 2011. 11. 15. 10:42

 

 

 

------------------------------------------------------------------------------------

가을에는 시골집 담벼락도 캔버스가 된다. 어떤 담장에는 담쟁이 덩쿨이 단풍으로 물들고 또 다른 담장에는 여백의 미를 최대한 살려서 아랫부분에 영글어 막 터질듯 부풀어 오른 민들레를 그려넣은 곳도 있다.


칭칭 감아 올린 나팔꽃 풍경도 보기에 참 좋은 풍경이다. 그러나 도시의 풍경들에서는 마치 숨은 그림찾기처럼 흔하지는 않다. 그만큼 콘크리트의 회색빛에 매몰된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모처럼 부부가 함께 쉬는 일요일, 김장거리를 마련하러 재래시장으로 나섰다. 요즈음 나들이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주차난이다. 골목 골목을 찾아다닌 끝에 겨우 한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문을 여니 나팔꽃 한 무리가 철망담에 기대고 웃고 있다.


아! 가을햇살... 참 맑기도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