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詩

삼행시- 나뭇잎(짐승처럼 사는 하루) /김대근

김대근 시인 2009. 12. 14. 23:53

짐승처럼 사는 하루

 

나날이 비어가는 뼈마디 사이에
뭇종이 흔들리는 푸른 소리가 난다
잎맥 속 흐르는 바람, 오늘도 시리어 온다

 

나나니 벌 삶처럼 오늘도 하루가 길다
뭇짐승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매일
잎잎이 맺힌 이슬에 거꾸로 매달린 풍경이다

 

나는 누구인가?, 종일 찾아 헤매다
뭇생각 모았다가 개울 되어 흘러버리고
잎사귀 걸린 돌쩌귀 맴도는 세월만……

 


*나나니 벌: 모래땅에 구멍을 파서 집을 짓고, 벌레를 잡아서 유충을 먹여 키움,
               가끔 황토 흙벽에 구멍을 뚫어 살기도 함.
**뭇종: 무 장다리의 어린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