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詩集
시- 비오는 날에 /김대근
김대근 시인
2009. 11. 9. 01:32
비오는 날에
은행잎은 남자의 욕망 같은 것이지
한줄기 연기로 사라지지 않은 행운
부여잡고 우는
남자의 폐부에서 깊이 짜내는
슬픈 오열같은 비가
육신을 두들기고 노랗게 피멍을 들이고
갖가지 기능을 퇴화시키지
퇴행을 거듭하는 남자들의 꿈
떨어진 은행잎 같은 것이지
어디론가 흘러가야할 의무 같은 것
지키지 못한 체류는 남자의 사망 선고
남자가 기다리는 비의 의미는
머물지 않는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