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詩集
시- 모텔 낙원장 /김대근
김대근 시인
2009. 3. 11. 23:24
모텔 낙원장
김대근
아옹-
쏟아지는 별빛 디딤질 하는
발정 난 들고양이 울음이거니 했는데
얇은 벽을 타고 와
모란꽃 송이마다 맺히는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를 죽이는 소리
꼬끼오-
오랜만에 들어보는 수탉 소리
암탉 등을 타는 멀미에
공연히 새벽잠 깨어 모란꽃 천정에
그림을 보태다가
암소처럼 되새김하는 잠
구구구-
잠 못 드는 산새 소리는
색바랜 커튼 골마다 얼룩으로 박혀
스쳐가다 고여 풍절음을 내는 바람처럼
나그네 뼛속에 외로움을 쌓는다
컹컹-
채워진 시간의 봉인을
이 첫새벽에 누군가 푸는가보다
온통 철거덕 거리며 돌아갈
하루의 경계선에 머리를 기댄다
도란도란-
옆방에서 죽었던 그녀가
다시 살아나 전하는 아침 7시
[문학미디어 작가회 2008년 년간집 수록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