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詩

삼행시- 인생길(산사山寺에서) /김대근

김대근 시인 2009. 1. 11. 21:36

산사山寺에서


인등(引燈)불 혼자 피어 지키는 산사
생가슴 태우느라 새벽달도 반 토막
길섶에 멀거니 섰는 달 그림자 하나


인동초 덩굴마다 스며 여문 세월은
생가지 매운 연기 눈시울을 붉히운다
길 갈래 헤매는 마음, 밤마다 길을 나서고……


인연은 깊고 질겨 석등으로 깎여 있고
생재기로 남은 곳은 손톱보다 작다
길봇짐 벗어보려 바람에 마음 씻어본다

 

* 길갈래:[길-갈래] 이리저리 통해져 있는 광산의 갱도
** 생재기: 종이나 피륙 따위의 성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