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詩集

시- 청암사의 가을 /김대근

김대근 시인 2007. 11. 12. 16:20

청암사의 가을

                      김대근

 

바람은 청암사 가을을 만드는 장인이다

한 올 가을햇살 잡으려 애쓰다

제 풀에 자꾸 말라가는 감

그 까칠한 피부 쓰다듬어 그슬기도 하고

잘 익은 단풍 한 잎 골라 석탑에 공양 올리고

마침내 얻어낸 보살의 미소를 날라서

대웅전 문살틈을 메우기도 한다

청기와에서 미끌어진 불령산 그림자

등에 지고 산문 나와설랑

우비천에 몰래 단맛으로 풀어 놓기도 하는 것이다

이 가을 지나고 나면

무료해진 청암사 바람은 청동풍경 가슴을 만져

땡땡땡~ 놀라게 할 것이다